K-방산의 아버지, 故 김재관 박사
K-방산의 성공 신화를 만든 주역들을 만나는 시간, K-방산 전설을 만나다. 이번 시간에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초석을 마련하고, 방위산업의 기반을 다진 K-방산의 아버지, 고 김재관 박사를 소개합니다. 이태검 기자입니다.

2017년 향년 84세로 별세한 고 김재관 박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대 원장과 2대 원장을 역임, 포항종합제철소 기획과 설계, 대한민국 고유모델 자동차 육성, 국가표준 체계 마련 등 한국 산업 발전의 기반을 마련한 김 박사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받고, 2023년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됐습니다.지난 2024년 10월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그의 안장식이 거행됐습니다.
인터뷰
[김명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장우리나라 1960년도 1인당 GDP 79불, 수단하고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가난했죠. 가장 가난했죠. 그런데 김재관 박사님 같은 분이 계셔서 과학기술, 헌신, 열정 그런 걸로 정말 기적 같은 발전을 이루었죠./ (대한민국이) 산업화, 공업화를 밟는 과정에서 정말 선구자들의 노력이 있었는데요. 저는 김재관 박사님을 그 과정에서 시스템을 구축한 분이다…]
국가 수호에 대한 김 박사의 공헌은 전쟁터의 군인 못지않았습니다.그가 설립의 산파 역할을 한 포항 제철소의 쇳물은 방산 국산화의 마중물이 됐습니다.1978년 개발된 국산 지대지 미사일 백곰과 1984년 개발 완료된 국산 전차 K1 등이 모두 포항제철소의 쇳물로 만든 특수강으로 제작됐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초대 총괄부소장으로 재직하던 1970년대에는 박격포와 로켓포, 대전차 지뢰 등 시제품을 제작했습니다.그리고 김 박사가 주물선, 특수강, 중기계 공장, 대형 조선소 건설을 4대 핵심 분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은 군수산업과 연결되며 오늘날 K방산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김 박사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근간을 마련하는 동안에도 다음을 내다봤습니다.

산업화를 넘어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1975년 한국표준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초대 소장으로 재임했습니다
그는 독자적 국가표준 시간과 시보 제도를 확립, 국가표준의 측정？개발？운영의 토대를 마련해 한국 과학기술과 산업 선진화의 핵심적 기반을 만드는 데 크게 공헌했습니다.
인터뷰[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물건을 세계 각국에 /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에서 필요한 제품의 규격이나 그런 부분들을 정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표준이 필요한데 / (김재관 박사님이) ‘국가는 국가 표준제도를 확립한다’는 그 문구를 헌법 127조 2항에 집어넣으셨다는 그 점에 있어서 / 앞을 내다볼 줄 아는 그런 식견을 가지고 계셨다…]
김재관 박사와 방산의 인연은 필연적이었습니다.1950년대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김 박사는 재학 중 전쟁을 겪습니다.그리고 미군부대 통역원으로 군복무하면서 박격포와 탱크 등 각종 중화기를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여기서 특수강까지 생산할 수 있는 종합 제철이 한국에 필요하다고 절감했습니다.
서독정부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는 운명처럼 서독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습니다.이후 대한민국 제1호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K-방산의 효시로 꼽히는 번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미사일 백곰과 K1전차의 기술은 K2와 K9자주포 등으로 발전했고, K방산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됐습니다.인터뷰[양혜숙 한국공연예술원 이사장(고 김재관 박사 아내)제일 처음에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박사들로 산 사람들이 몇몇 안돼요. 스무 명이 안돼요. 그분들이 굉장히 열심히 일을 했어요. 열여덟 명 중에 여섯 명인가가 암이 걸려서 돌아가시더라고요. 한 2년 사이로 너무 열심히들 한 거 같아요. 역사의식이라는 게 없이 큰일이 안 이루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2017년 영면한 김재관 박사는 농업 국가 한국을 산업 국가로 만든 기념비적인 인물입니다.그는 숨은 영웅으로 철강부터 조선, 자동차, 방산 등 중화학공업 전반에 걸쳐 창의적 역할을 했습니다.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일생을 바친 고 김재관 박사, K-방산의 역군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합니다. ‘K-방산, 전설을 만나다’ 이태검입니다.